사람은 돈을 많이 써서만 억울해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왜 그렇게 됐는지 설명이 안 될 때 훨씬 더 억울해진다. 예를 들어 어떤 금액이 나왔을 때, 그 금액이 자기 기준보다 높더라도 “시간이 길어졌고, 술이 더 들어갔고, 흐름이 이어졌으니 이렇게 된 거구나”라고 스스로 설명할 수 있으면 감정이 상대적으로 안정된다. 반면 같은 금액이라도 “왜 이렇게 된 거지?”가 남으면 그 순간 돈은 단순 지출이 아니라 이해되지 않는 손해처럼 느껴진다.
이 점에서 가격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아주 큰 차이를 만든다. 구조를 아는 사람은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결과를 해석할 언어가 있다. TC 때문인지, 주대 때문인지, 초이스 이후 흐름 때문인지, 시간 연장 때문인지, 작은 추가가 겹친 건지 어느 정도는 읽을 수 있다. 그러면 최종 금액이 예상보다 높았더라도, 그걸 하나의 결과로 받아들일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구조를 모르는 사람은 결과만 남고 과정이 없다. 과정이 안 보이면 사람은 자동으로 감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이상하다”, “왜 이렇지”, “말이 안 되는데” 같은 식이다. 이때 생기는 손해감은 단순히 돈의 크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납득할 수 없는 결과를 떠안았다는 감정에서 나온다. 결국 억울함은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설명 가능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격을 이해하면 같은 돈을 써도 덜 억울해질 수 있다. 이건 체념하라는 뜻이 아니라, 최소한 자기 소비의 결과를 스스로 해석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차이는 엄청 크다. 돈이 나갔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돈이 왜 그렇게 나갔는지를 이해하지 못할 때 사람이 훨씬 크게 손해를 느끼기 때문이다.